나의 인생

사랑이 원래 이런건가요?

묏버들 2012. 11. 15. 00:44



몇 달전 1년 사귄 여자 친구와 헤어졌습니다. 

그녀와 만난 건 작년 학교를 휴학하고 여러가지 목표를 세우고 실천하던 중 친구가 소개시켜줬습니다. 

25 늦은 첫 연애를 시작한 저는 누구보다도 잘해줘야한다. 그동안 못 사귄것 다 이 사람에게 쏟아 붓자 라는 마음을 

가지고 살았습니다. 저와 저희집이 넉넉한 편은 아니었기에 그녀가 좋아하는 부페식 식당들과 카페에 쓸 돈을 마련하기 위해 

원래의 목적과는 다른 알바를 

시작하였고 그로 인해 휴학 1년의 계획이 꼬여 버렸습니다. 

하지만 후회는 없었습니다. 남들은 다 이렇게 잘만나고 있구나, 한번에 여러가지 일을 못하는 내가 밉다는 생각을 하였을 뿐 

그녀에 대한 원망은 없었습니다. 

반년 정도 사귀었을 때 그녀가 그리 건강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두통도 심하고 비염도 심하고 잦은 감기가 

오기도 했습니다. 곁에서 지켜본바로, 그녀는 약을 밥먹듯이 먹고, 병원을 제집 드나들듯이 다녔습니다. 그래도 그런가 보다 

하고 생각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여자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 하며, 그녀가 병원 갈때마다 아파서 짜증 부릴 때 마다 묵묵히 

곁을 지켰습니다. 

그러다가 그녀의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그녀가 더 자주 아프게 되었습니다. 직장도 없는 그녀가 많이 힘들어해서 같이 있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계속 계획한 것을 실행을 못하게 되고 그러다 저는 결국 올해 3월이 되어 학교에 복학했습니다. 

그녀는 상반기 한 중소기업에 취직하게 되었습니다. 누구보다도 기분이 좋았고 같이 축하했습니다. 

그런데 점점 그녀가 저에게 차갑게 구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전화해도 바쁘다.(합격하고 아직 일하기 전입니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하며 

연락을 기다렸으나 연락이 오지 않았는 일이 잦아 졌습니다. 내심 서운하지만 그래도 그녀가 취업을 하게되서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그러다가 그녀가 경차를 한 대 구입했다고 하였습니다. 잘 됐다. 가기 번거로운 데 편히 갈 수 있겠다 하며 축하해 줬습니다. 


얼마 후 만나기로한 그녀가 바람을 맞췄습니다. 전화를 해보니 저랑 만나기로 한것을 까맞게 잊고 있더군요. 그동안 서운했던것이 

폭발해 버렸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며 따지는 저에게 그녀는 요즘 자기가 왜그런지 모르겠다. 라며 말을했습니다. 

좋아하는 감정도 싫어하는 감정도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다 그녀가 먼저 생각좀 하고 전화하겠다고 했습니다.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지만 그래도 첫 연애 이렇게 끝낼 수 없다는 생각에 그녀의 연락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전화로 받은 이별통보... 

아쉬움도 눈물도 나오지 않았지만 조금 쓸쓸해 지더군요. 

휴학한동안 그녀에게 받쳤던 시간들과 하지 못한 계획들이 너무 씁쓸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게 아니었습니다. 

일주일 채 안된 때, 친구한테 연락이 왔습니다. 니 전 여자친구가 카톡에 '대박 Oh my morning!' 이라는 발랄한 글귀를 남겨두었다다군요. 

뭐지? 나랑 헤어지고 일주일도 안되서.. 원래 이런가? 

아마도 그녀는 저한테 마음이 떠났기 때문에 빨리 정리가 된 것 같다고 생각하고 씁쓸한 마음으로, 더 멋진 사람 만나자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그리고 얼마전, 오랜만에 연락온 친구한테 그녀의 새 남자친구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생각보다 빠르다고 생각했기에 처음 주선해준 친구한테 물어보니 저랑 헤어지고 불과1~2달 만에 일이었다고, 이런 사람 소개시켜줘서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녀가 몸매가 좋거나 얼굴이 이쁜편은 아닙니다. 주변 사람들도 왜 사귀냐, 심지어 친누나들은 못생겼다. 나이들어 보인다라고 저에게 

말했습니다. 그 때마다 뭔가 회의감이 들었지만 착한것 같아서, 그거 하나면 되겠지하고 첫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이별과 새로운 만남에 최근 흔히말하는 멘붕 상태에 빠졌습니다. 

저랑 동갑이었던 그녀는 26 결혼적정기고, 저는 졸업과 취업을 준비하고 집도 그렇게 넉넉한 편은 아니고 그래서 좋은 사람 

만나려고 나를 떠났구나 라고 제 자신을 타일러도,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마치 1년동안 만난 시간을 허송세월 이었다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만나는 동안 잘해주었기에 후회는 없지만, 쉽게 변하는 사람을 보니 다시는 사랑을 못할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솔직히 아픕니다. 그녀가 떠나가서 그런 것이 아니라 여자친구라는 존재에 대해 너무 큰 실망을 했다고 할까요? 


언제가는 또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할 수도 있지만, 혼자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다는 생각도 드는 요즘입니다. 

다들 이런 사랑하고 계신가요? 이런 사랑이 흔치 않다면 저같은 사랑 하자 마시기를 바랍니다. 

가스펠러브의 최후는 맹목적인 사랑을 준 사람에게 커다란 흉터를 남기는 것이네요...